Fed는 금리를 올렸는데 나스닥과 반도체주는 반등했다 — 케빈 워시가 꺼낸 “자본 경쟁”과 AI 투자의 두 얼굴
지난달 「Term Premium이 뭐길래」를 쓰면서 “Fed가 금리를 내리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같이 내려갈까”라는 질문을 남겼다. 당시에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Fed가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한 달도 지나지 않은 9월 16일 Fed는 오히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00%로 조정했다. 2023년 7월 이후 첫 인상이었고, 점도표에서도 참석자 18명 가운데 16명이 연말까지 적어도 한 차례 이상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의 이익을 현재 주가에 많이 반영하는 기술주가 먼저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도 이번에는 AI와 반도체주가 꽤 큰 압력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 시장은 달랐다. FOMC 당일 나스닥은 0.01% 하락하는 데 그쳤고 다음 날에는 1.69% 올랐으며, 9월 18일 한국 시장에서도 코스피가 2.66% 상승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가장 쉬운 설명은 선반영이다. 실제로 FOMC 직전 시장은 25bp 인상 가능성을 90% 이상 반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10년물 금리와 빅테크의 자금조달을 함께 놓고 보면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Fed가 금리를 올리기 훨씬 전부터 장기금리는 이미 크게 올라 있었고, AI 기업들이 시장에서 빌리는 돈도 빠르게 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FOMC에서 케빈 워시 의장이 꺼낸 “자본 경쟁”이라는 표현은 이 두 흐름을 한 문장으로 묶어줬다.
1Fed가 올리기 전에 10년물은 이미 5%였다
FOMC를 이틀 앞둔 9월 14일, 연초 4.15%였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를 찍었다. 2월에는 한때 4% 아래까지 내려갔지만 이란 전쟁 이후 다시 오르기 시작해 5월 4.5%를 넘어섰고, 결국 FOMC를 앞두고 5%까지 올라왔다. 그 사이 Fed는 기준금리를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
이번에 눈여겨볼 부분도 여기에 있다. 25bp라는 인상 폭보다, Fed와 시장 중 누가 먼저 움직였느냐가 더 중요하다. 장기금리는 Fed가 금리를 올리기 훨씬 전부터 먼저 올라가고 있었다.

지난달 「Term Premium이 뭐길래」에서 본 장면도 비슷했다. 당시 시장이 예상하는 Fed의 향후 기준금리 경로는 조금 낮아지고 있었는데도 10년물 금리는 두 달 동안 약 0.28%포인트 올랐고, 뉴욕연은 ACM 모델로 나눠보면 그 상승의 대부분은 Term Premium 확대에서 나왔다.
Term Premium은 장기채를 오래 보유하는 동안 감수해야 하는 불확실성에 대해 투자자가 요구하는 추가 보상이다. 결국 10년물 금리에는 앞으로 Fed가 금리를 몇 번 올릴지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위험, 국채 공급, 재정적자,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함께 들어간다.
지난달에는 Fed가 금리를 내려도 10년물이 따라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이번에는 Fed가 금리를 올리기도 전에 10년물이 먼저 5%까지 올라갔다. 방향은 달랐지만 메시지는 같았다. 장기금리는 Fed의 결정만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AI 기업에는 이 차이가 특히 중요하다. 데이터센터는 몇 달짜리 투자가 아니라 수년, 길게는 수십 년을 보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실제 투자 판단에는 Fed 기준금리보다 10년물 같은 장기금리와 회사채 스프레드, 프로젝트 대출금리가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AI 기업들이 실제로 조달해야 하는 돈은 9월 16일부터 갑자기 비싸진 것이 아니다. 이미 그전부터 비싸져 있었다.
2그런데 Fed가 올린 다음 날 10년물은 내려갔다
여기까지만 보면 Fed의 추가 인상이 장기금리까지 더 끌어올리고, 높은 금리가 다시 AI 주식을 누르는 흐름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실제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다.
Fed가 기준금리를 올린 다음 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8거래일 만에 처음 하락했고, 중동의 원유 공급 우려가 완화되면서 유가도 함께 내려갔다. 기술주를 누르던 두 변수가 동시에 진정되자 반도체와 기술주가 반등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약 3%, 나스닥은 1.69% 올랐다.
지난주 「미국 CPI는 예상보다 강했는데 AI 주식은 왜 올랐나」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당시 CPI 숫자만 보면 기술주가 오르기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유가가 떨어지고 10년물 금리가 안정되자 AI 주식은 오히려 강하게 반응했다.
두 번의 시장 반응을 놓고 보면 Fed가 기준금리를 몇 bp 움직였느냐만으로 AI 주식의 방향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기업이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장기 차입비용과 유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같이 봐야 한다.
그래서 이번 FOMC에서는 금리 인상 자체보다 워시 의장이 장기금리 상승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꺼낸 말이 더 눈에 들어왔다.
3케빈 워시가 꺼낸 “자본 경쟁”
케빈 워시 의장은 올해 미국의 장기금리가 오른 이유를 설명하면서 예상보다 강한 경제와 지정학적 긴장, 그리고 “자본 경쟁”을 언급했다. 특히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고 하이퍼스케일러들도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The competition for capital is real.”
돈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자본을 두고 경쟁이 붙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정부는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계속 국채를 발행해야 하고, AI 기업은 GPU와 데이터센터, 전력과 네트워크에 투자하기 위해 갈수록 많은 돈을 필요로 한다.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결국 같은 시장에서 자금을 구한다.
미국 장기금리 상승을 AI 기업의 차입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인플레이션, Fed 정책과 지정학적 위험이 훨씬 큰 변수다. 그래도 AI 기업이 빌리는 돈의 규모가 이제 채권시장에서도 무시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몇 달 동안 글의 질문도 조금씩 바뀌었다. 처음에는 물가가 내려가면 금리가 내려가고, 그러면 AI 주식이 오르는지 살펴봤다. 그런데 실제 시장을 보다 보니 Fed 기준금리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움직임이 계속 나왔고, 그래서 8월에는 Term Premium과 장기금리로 시선을 옮겼다.
그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그 장기금리는 왜 이렇게 높은가”로 이어졌다. 9월 초 「국채 바이백은 QE가 아니다」에서는 미국 정부와 AI 기업이 동시에 막대한 자본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을 봤다. 정부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고, AI 기업은 데이터센터와 GPU, 전력과 네트워크에 투자하기 위해 돈을 구한다.
그래서 당시 글 마지막에 이렇게 적었다.
이번 워시 의장의 “자본 경쟁” 발언은 바로 이 질문과 맞닿아 있다. 그동안 나는 금리 → 장기금리 → 자본 수요 순서로 문제를 따라갔는데, 이번에는 Fed 의장이 장기금리 상승을 설명하면서 하이퍼스케일러의 자금조달을 직접 언급했다. 이전 글에서 가설로만 연결했던 문제가 이제 실제 채권시장과 정책 발언에서 함께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4빅테크는 실제로 더 많은 돈을 빌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집계에 따르면 아마존·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다섯 회사가 2025년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한 금액은 1,210억 달러였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발행액이 280억 달러였으니 몇 년 사이 규모가 네 배 넘게 커진 것이다.
2026년에는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다. 로이터가 LSEG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마존·알파벳·메타·오라클 네 회사는 7월 7일까지 약 1,940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는데, 같은 네 회사가 2025년 한 해 동안 발행한 약 1,080억 달러보다 이미 79% 많았다.
발행이 늘어나면 돈을 빌리는 가격도 달라진다. 이들 기업이 발행한 만기 20년 이상 채권의 스프레드 중간값은 2025년 108.5bp에서 118bp로 벌어졌고, 올해 발행된 하이퍼스케일러 채권 91개 가운데 78개는 7월 말 기준 발행 당시보다 높은 금리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신용등급이 높은 빅테크라고 해서 계속 같은 조건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 채권이 많이 나오면 투자자는 그만큼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대출시장에서도 같은 흐름이 보인다. Fed가 금리를 올린 바로 그날 블랙스톤과 알파벳이 참여한 Crux AI가 은행 10곳에서 220억 달러를 조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자금은 구글 TPU 구매 등에 사용되고, 블랙스톤이 약속한 초기 자기자본은 50억 달러였다.
AI 인프라 투자가 커질수록 기업 내부의 현금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도 늘고 있고, 그만큼 채권과 대출시장에서 끌어와야 할 돈도 커지고 있다.

5그런데 AI 투자는 아직 줄지 않고 있다
여기까지 보면 높은 금리가 결국 AI 투자에 브레이크를 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도 며칠 전 「AI 속도조절론과 반도체주 급락, 빅테크 자금 부담이 AI 투자를 바꿀까」를 쓸 때는 그 가능성을 꽤 크게 봤다.
빅테크의 설비투자가 자체적으로 벌어들이는 현금보다 빠르게 증가한다면 언젠가는 외부에서 돈을 빌리는 조건이 투자 속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FOMC 이후 시장은 아직 그 단계가 아니라는 신호를 줬다. Fed가 금리를 올린 다음 날 미국에서는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상승했고, 한국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Crux AI처럼 수백억 달러를 빌려서라도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를 계속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높은 금리 때문에 AI 투자가 꺾였다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AI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기업들이 채권과 대출시장에 더 깊이 들어가고 있다는 쪽에 가깝다.
이번 시장 반응도 그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
6돈은 비싸졌지만, 시장은 아직 AI가 더 많이 벌 것으로 본다
AI 투자가 늘어나면 GPU와 메모리,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와 전력 수요가 함께 늘어난다. 관련 기업의 매출과 이익 기대가 올라가고, 이것이 AI와 반도체 주가를 받친다.
하지만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필요한 자금도 같이 늘어난다. 빅테크는 회사채를 더 발행하고, AI 인프라 프로젝트는 대출을 늘리며, 동시에 미국 정부도 대규모 국채를 발행하고 있다. 결국 같은 시장에서 더 많은 주체가 돈을 구하게 된다.
AI 투자가 한쪽에서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기업의 실적을 끌어올리고, 다른 쪽에서는 채권과 대출시장에서 필요한 자금의 규모를 키우는 셈이다. 워시 의장이 말한 “자본 경쟁”도 여기에서 나온다.
지금까지는 앞쪽의 효과가 더 강해 보인다. 금리는 높아졌지만 시장은 여전히 AI 투자가 만들어낼 수익을 더 크게 평가하고 있고, 그래서 Fed가 금리를 올렸는데도 AI와 반도체주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고 본다.
이번 반등을 한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25bp 인상은 이미 예상돼 있었고, 다음 날 10년물과 유가도 함께 내려갔다. 그럼에도 금리 인상 이후 AI와 반도체가 강했다는 것은 시장이 아직 높은 차입비용보다 AI의 성장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정리하면 지금 시장의 판단은 이렇다.
자금 조달 비용은 높아졌지만, 시장은 아직 AI 투자의 수익성이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7앞으로 봐야 할 것은 이 균형이 깨지는 시점이다
앞으로는 Fed가 올해 한 번 더 올릴지 두 번 더 올릴지만 봐서는 부족하다.
먼저 10년물 금리와 Term Premium을 계속 볼 필요가 있다. Fed가 움직이지 않는데도 장기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데이터센터처럼 오랜 기간 돈을 묶어야 하는 프로젝트가 부담해야 할 차입비용도 계속 높아진다.
하이퍼스케일러 회사채 스프레드도 중요하다. 국채금리가 그대로인데 빅테크가 이전보다 더 높은 금리를 줘야 돈을 빌릴 수 있다면 채권시장에서 AI 투자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CAPEX와 영업현금흐름의 차이도 같이 봐야 한다. 투자 속도를 기업이 벌어들이는 현금이 따라가지 못하면 부족한 돈은 결국 외부에서 더 끌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직접적인 신호는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이다. 발표했던 프로젝트가 연기되거나 규모가 줄고, 취소되는 사례까지 늘어나기 시작한다면 그때는 높은 차입비용이 주가를 누르는 수준을 넘어 실제 AI 투자 결정까지 바꾸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아직 그런 신호는 뚜렷하지 않다.

8자주 묻는 질문
| 질문 | 답변 |
|---|---|
| Fed가 금리를 올렸는데 AI 주식은 왜 올랐나요? | 25bp 인상은 이미 90% 이상 반영돼 있었고, 다음 날에는 10년물 금리와 유가가 함께 내려갔다. 여기에 시장이 아직 높은 차입비용보다 AI의 성장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는 점이 더해진다. 마지막 부분은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시장 반응을 보고 내린 해석이다. |
| 기준금리와 10년물 금리는 왜 따로 움직이나요? | 10년물 금리에는 앞으로 Fed가 금리를 몇 번 올릴지에 대한 기대뿐 아니라 Term Premium이 함께 들어간다. Term Premium은 장기채를 오래 보유하는 동안 감수해야 하는 인플레이션 위험, 국채 공급, 재정적자,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추가 보상이다. |
| 케빈 워시가 장기금리 상승을 AI 탓으로 돌렸나요? | 아니다. 예상보다 강한 경제와 지정학적 긴장, 자본 경쟁을 함께 언급했고 그 가운데 하나로 하이퍼스케일러의 자금조달을 꼽았다. 미국 장기금리는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인플레이션, Fed 정책의 영향을 훨씬 크게 받는다. |
| 높은 금리 때문에 AI 투자가 줄어들까요? | 아직 그런 신호는 뚜렷하지 않다. 빅테크의 채권 발행과 AI 인프라 대출은 오히려 늘고 있다. 회사채 스프레드가 더 벌어지거나, CAPEX와 영업현금흐름의 격차가 커지거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연기·축소되기 시작하면 그때 판단을 다시 해야 한다. |
결론 — 지금은 AI가 비싼 돈을 이기고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AI의 다음 병목이 자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시장 반응을 보고 생각을 조금 바꿨다. 아직 자본은 AI의 병목이라고 보기 어렵다.
자금 조달 비용은 이미 비싸졌지만 기업들은 계속 빌리고 있고 투자도 줄이지 않고 있다. 시장 역시 높은 자금조달 비용보다 AI가 앞으로 만들어낼 이익을 더 크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지금 중요한 질문은 “금리가 올랐으니 AI 주식이 떨어질까”가 아니다.
AI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언제까지 비싼 자본을 이길 수 있을까.
지금은 AI가 앞서 있다. 하지만 AI 투자가 계속 커질수록 필요한 자금도 함께 늘어나고, 그 돈을 빌리는 가격까지 계속 높아진다면 어느 순간부터 기업들은 투자 규모를 다시 계산할 수밖에 없다.
그때부터는 “지을 수 있는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돈이 남는 데이터센터”만 지어질 것이다.
그 시점이 오면 지금까지 이어진 AI 투자 경쟁의 성격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다음에도 계속 확인해보겠습니다
앞으로도 장기금리와 AI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계속 확인해 보겠습니다. 숫자가 바뀌면 다음 글에서 바로 다시 짚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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